우리가 떠올리는 커피의 대명사는 믹스커피에서 2000년대부터 생긴 카페문화와 함께 이제는 아메리카노가 자리잡았다. 그러면 이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은 언제부터 생긴것일까?
2차 대전 당시미군의 보급품 수요 증가와 선박을 이용한 운송 자체에 불안감이 합쳐서 물건의 가격들은 치솟기 시작한다. 그 중 커피는 일반시민, 군인 할것 없이 모두가 선호했기에 미국은 커피 배급제를 시행한다.
부족한 커피로 인해 배급제를 선택한만큼 국민들과 군인들은 환경에 적응하고자 커피에 물을 타서 기존보다 더 묽게 마시는 방식을 선택했다.
전쟁 기간 동안 물을 탄 묽은 커피를 마시는 미국인들의 습관은 전쟁 이후까지 지속되고, 이는 아메리카노라는 커피 종류가 탄생하게된 배경이 된다.
2차 대전에서 이긴 미국은 패전국인 독일과 이탈리아와 일본에 군대를 보내 주둔한다. 이 미국주둔군들에 ㅇ해 새로운 커피 문화가 퍼지게된다. 그 중 이탈리아에 주둔한 미군들은 이탈리아의 쓰디 쓴 에스프레소에 적응하지 못했다. 결국 이들은 물을 추가로 요구하여 섞어서 마시기 시작했다. 이탈리안 바리스타들은 이 방식을 "카페 아메리카노 Caffe Americano"로 불렀다. 미국의 커피라는 뜻이다. 물론 그 용어는 이탈리아인들이 커피에 물을 타먹는 미국인들을 조롱하는 어감이 담겨있기도 한 흑역사가 있다. 아마 한국인들이 매일 먹다시피하는 김치를 어느 나라 사람들이 물에 타서 먹는다면 우리들 또한 실소를 금치 못할 것이다.
그리고 후술할 이야기이지만, 이탈리아인들은 여전히 아메리카노를 마시지 않는다. 또 하나의 여담이지만, 아메리카노에 얼음까지 타먹는 한국인들을 보고 경악하는 이탈리아인을 본적도 있다.
서두에 언급한것처럼 미국인의 '커피'는 드립커피였고, 이탈리아인들의 '커피'는 에스프레소였다. 에스프레소 커피에 들어가는 원두가 더 작기에 미국인들은 이 방법을 택한다. 이탈리아에서 일상으로 회복한 미국 군인들은 드립커피 보다 카페 아메리카노를 선호했다. 당시 미국에서 개발되어 인기를 끌고 있었던 커피메이커는 우리가 지금도 흔히 보는 원두가루를 쌓아두고 물을 위에서 떨어뜨려 묽은 커피를 내리는 기계였으나, 이름이 아직까지는 그냥 커피였다.
그 미국인들의 커피에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스타벅스였다. 1982년 스타벅스에 합류한 하워드 슐츠는 1983년 이탈리아 출장에서 에스프레소를 활용한 커피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 문화를 경험하였다. 그는 당시 텀블러를 팔던 영업사원이었다.
잠시 스타벅스를 떠났던 하워드 슐츠는 '일지오날레'라는 이름의 카페를 창업하고, 가장 상단에 있는 메뉴에 '아메리칸 커피 American Coffee'를 쓰고 팔게된다. 슐츠는 카페사업에 눈을 뜨게되고 1987년에 스타벅스를 인수하였다. 그와 동시에 그의 아메리칸 커피는 아메리카노라는 이름으로 동시에 바뀐다. 더 이상 '아메리칸 커피'도 '묽은 커피'도 '카페 아메리카노'도 그냥 '커피'도 아닌 '아메리카노'가 정체성을 얻게 되는것이었다.
슐츠의 사업성에 힘입어 스타벅스는 전 세계 곳곳으로 진출하게되고, 아메리카노는 세계인이 사랑하는 커피의 대명사가 되었다. 물론 아직까지도 이탈리아를 포함한 에스프레소의 본고장 유럽에서는, 여전히 커피의 대명사는 에스프레소다. 하지만 한국인 커피의 대명사는 믹스커피에서 한순간에 아메리카노로 바뀌었듯, 우리가 예상치 못한 또 다른 커피 문화가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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