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처럼 사람은 사랑으로 살 수 없다. 그 누가 모르는가.
하지만 누구나 알만한 고리타분하고 진부한 이야길 기대한다면 당신의 짐작은 틀렸다.
사실 책 제목을 저렇게 해 놓으면 그 누구도 같은 생각을 할 것 같다.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책 표지 디자인부터 제목과 부제목까지 독자의 구매력을 상당히 절제시킨다고 느낀다.
본론으로 들어가면서,
목차를 보면서도 나는 큰 흥미를 못 느꼈으나,
'집어들었으니 몇 장 읽어나보자'는 생각으로 몇 장씩 읽으면서 결국 이 책을 구매하게되었다.
목차는 각 국가별 사랑에 대한 역사, 인식, 방식 등을 통해 나열해놓았는데 여기까지는 누구나 나처럼 예상했을 것이다. '중세시대 종교의 틀 속에 억눌려있던 욕망이 풀리면서 유럽의 성생활은 어떠하였으며..', '역사 속 전쟁이 있을 때 마다 동성애, 전쟁범죄 등으로 인해 성병이 퍼졌으며..' 이런 이야기를 생각했으나
그 예상은 내용을 파고 들어가면서 아주 크게 빗나갔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남녀 모두 꼭 읽어봐야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기혼과 미혼 모두에게 필요한 책이다.
문과 출신에 전공도 어문학을 전공한 나는 소설이라면 지겹도록 많이 읽었다.
소설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것이 '사랑'이다. 그래서 엉터리로 여기저기 메타포를 집어넣는다던가, 판에 박힌 사랑타령, 억지로 독자의 눈물을 쥐어짜내려는 행태는 바로 캐치가 된다. 그만큼 2류, 3류 사랑얘기는 질려버렸다. 이 책은 그러한 접근이 아니다. 어찌보면 논문을 쓰는데 가볍게 참고해도 될 정도로 깊이가 있게 들어간다. 독후감이나 일반적인 서평처럼 내용을 그대로 요약해서 옮겨버리면 흔히 말하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책이 전하는 방식에 대해서만 적어보겠다.
당신은 어떤 사랑을 원하는가?
당신은 어떤 사람과 어떤 사랑을 원하는가?
당신의 이상형과 그 사람과 이상적인 삶은 어떤 삶인가?
이 정도 질문에서 깊게 고민해봐야할 부분이 있다.
내가 함께 사랑하며 살아갈 상대방과, 그 상대방과 함께 만들어갈 삶. 우리는 연애를 하다가 결혼 적령기에 결혼을 한다. 그리고 함께 살면서 서로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불만을 표출하고 서로를 증오하며 때로는 각자의 길로 다시 돌아가기도 한다. 그토록 서로 사랑했던 연인들이 왜 꼭 결혼만 하면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매일같이 싸울까?
오랜기간 사귀고도 결혼하고 서로를 새롭게 보는 경우가 많다. 각자 삶에 대한 고찰이 없어서이다.
그 고찰은 사랑과 사람에 대한 고찰. 아래에 책에서 제시하는 사랑의 방향에 대해 풀이해서 설명해보겠다.
1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남자는 밖에서 일을하고 여자는 집에서 가사,육아를 책임졌다.
2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여자도 밖에서 일을하기 시작했고 집에서 가사,육아를 공동으로 책임지기 시작했다.
3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남자, 여자 모두 밖에서 일을하고 집에서 가사,육아를 공동으로 책임졌다.
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남자, 여자 모두 밖에서 일을하고 집에서 가사,육아의 부담을 줄이기 시작했다.
(부담을 줄이는 대체제들의 등장)
여기까지만 읽으면 갑자기 무슨 전개인가 싶을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사랑에 대한 인식은 사회의 변화와 그 궤를 같이한다. 과거에는 서로 다른 성향의 배우자를 만나더라도, 가사업무가 분업이 되어 서로 부딫힐 일이 적었다. 그래서 금슬은 좋지 않다하더라도 그래도 서로 참고 지낼수는 있었다. 하지만 3차 산업혁명 이후의 삶은 어떠한가?
저자는 서로 다른 성향의 배우자를 만나면 오히려 서로의 불행이 커질수도 있다는 결론을 제시한다.
현대로 넘어오면서 가사업무는 기계 및 편의시스템들이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아내가 직접 손빨래하던 집안 빨래는 세탁기와 건조기로, 일일이 다려서 깔끔하게 줄세우던 셔츠는 세탁소로 보내버린다. 직접 반찬을 담그고 아이를 지도하던 과거와 달리 반찬가게에서 반찬을 하고 아이는 학원에서 하루종일을 보내고 귀가한다.
즉, 서로 분업해서 하던일을 대체제가 대신하면서 부부간에 함께할 시간이 더 많아지고 있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현대의 부부는 성향이 서로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는것이 더 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우리는 연애를 하면서 나와 다른 성향과 매력을 가진 상대에게 이끌리기도하고, 나와 너무나도 닮은 성향을 가진 상대에게 이끌리기도 한다. 그렇게 연애를 할 때는 자유롭지만, 결혼은 다르다.
앞으로 어떤 결혼생활을 할 것인지에 대한 본인의 주관이 우선적으로 필요하고,
나와 다른 성향의 사람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에 대한 생각도 필요하다.
앞서 말했듯이 결혼은 뭔가 머리위에 별빛이 터져나오면서 후광이 폭발하는게 아닌, 결혼적령기에 서로 만나고 있다가 결혼하게 되는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준비없는 결과는 위험하다. 그만큼 타격도 더 클 수 있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
결혼을 앞둔 남녀, 이미 결혼한 남녀 모두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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